Review Report

내가 걷는길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12. 24. 20:15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걷는길..

할 수 없는 것이 참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여기 '내가 걷는 길'에 나오는 테루가 그렇습니다


화낼 줄도 모르고 '요즘 어떠세요?'라는 질문에 대답할 줄도 모릅니다

무단횡단도 할 줄 모르고 약속도 깰 줄 모릅니다

 정확하게 일이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 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치킨카레가 아니면 카레를 먹을 수 없습니다

꼭 노란색 옷만 입을 줄 압니다

'오하요'라는 자신의 말에 상대가 '오하요'라고

하지 않으면 대화에는 진전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그 말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3분이라고 하면 정확히 3분을 기다리고

2cm정도로 자르라고 하면 자를 대고 정확히 자릅니다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습니다

그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엄마조차도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해했는지, 기쁜지, 슬픈지도 모를 때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게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야코가 자신을 위해 대신 화를 냈던 것,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었죠
 
그녀는 그를 대신해 울고 웃었을 것이고
테루는 분명 그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모르는 것 같지만,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20년이라는 기나긴 우정이 그것을 증명해줍니다
 
언뜻보면, 아니 실제로도 그들의 우정은
미야코의 넓은 이해심하에 존재합니다
그녀가 꾸준히 테루의 마음을 두드린 탓이겠지요
 
내가 대신 웃어줄께
 
세상에 자신을 대신해 울고 웃고
화를 내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내 마음의 분신같은 존재겠죠
 
내 눈물을 자신의 눈물처럼, 내 웃음을 자신의 웃음처럼
내 화를 자신의 화처럼 생각하는
'나'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겠죠
 
테루와 미야코를 보고
저도 모르게 울컥했답니다
 
누군가를 배려할 줄 모르던 테루였기 때문에
더 그랬나 봅니다
 
미야코가 그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거든요
 
마음의 문은 힘껏 두드리면
반드시 열리나 봅니다
 
얌전히 노크하는 것만으로 부족할 때는
손이 부서지도록 두드려볼까해요
 
자신의 분신을 만나는 일이니
 
아플리 없겠죠
 
미야코가 테루에게 그랬듯이